며느리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특히 치매 어머님을 모시는 일은 감정적으로 소모가 크다. 어머님은 요즘 현금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해지셨다. 집에서는 내가 돈을 숨겨놔도 자꾸 찾으시고, 매번 "돈 어딨어!?"라고 소리치신다. 내 마음속에는 '그냥 드릴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혹시 모를 사고가 걱정돼서 그러지 못한다.
아침부터 어머님과의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어제 숨겨둔 돈을 찾으시겠다며 방을 뒤집어 놓으셨다. 며느리인 나는 그저 옆에서 속만 태울 뿐... "어머님, 돈 여기 있어요." 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간식을 드려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머님의 불안한 눈빛을 볼 때마다 내 마음도 같이 무너진다.
가장 큰 문제는 주간보호센터에 가서는 선생님들에게 자꾸 팁이라며 돈을 드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당황해하시는 모습을 상상하니 내가 다 죄송해진다. 어머님의 순수한 마음은 알겠지만, 이런 행동이 계속되면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될까 봐 걱정이다. 그래서 오늘은 센터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해드려야 했다. 나도 모르게 "어머님이 왜 이러실까..." 하고 한숨을 쉬게 되는 하루였다. (진짜 숨이 턱 막힌다)
치매 관련 카페에서 어머님과 같은 증상을 겪는 분들의 조언을 얻었다. 진짜 돈 대신 외국돈을 드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하고, 어머님이 좋아하는 손수건이나 비타민 같은 작은 선물을 주면서 현금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는 방법도 시도해볼 예정이다. (내일 당장 해봐야지!)
오후에는 잠시 어머님과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현금 이야기를 잠시 잊으시고,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며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역시 산책이 최고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갔다. 치매 어머님을 모시는 일은 늘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가득하지만, 그래도 이 작은 감사함들이 나를 지탱하게 해준다. 내일은 더 좋은 날이 될 거라고 믿으며, 모두가 힘내길 바란다. (나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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