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에만 병원 예약이 네 개다. 엄마 신경과, 시엄마 신경과, 내과 그리고 둘 다 치과까지. 다행히 남편이 일하는 시간을 조정해서 도와주기로 했고, 딸아이도 도와준다고 한다. 고마운 가족들이다.
오늘 남편이 "많이 힘들지? 내가 더 도와줄게" 했다. 순간 울컥했다.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소중하다) 딸아이도 "엄마, 엄마는 제발 좀 쉬어" 하면서 설거지를 해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언제부터 내 시간이 사라진 걸까? 조용히 앉아서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다. 예전에는 가끔 서울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만나기도 하고, 혼자 영화도 보러 갔는데. (내 개인시간은 어디로 간 거야ㅠㅠ) 가끔 화장실에 앉아서 10분 정도 멍때리는 게 유일한 휴식이다.

그래도 좋았던 일들을 기록해보자.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정~말 우울해진다)
첫째, 엄마가 내가 만든 된장국을 "맛있다" 하시면서 두 그릇이나 드셨다. (비록 5분 뒤에 "나 오늘 학교(주간보호센터) 안가냐?" 하고 물으셨지만...ㅋ)
둘째, 시엄마가 갑자기 "미안해" 하시면서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이럴 때 정신이 또렷하시면 어떡해...)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 무슨 소리예요. 엄마가 우리 애들 어릴 때 키워주셨잖아요." 하고 말씀드렸다.
셋째, 직장에서 동료가 "정말 대단하다. 나였으면 못했을 것 같아" 하면서 커피를 사줬다.
경제적으로는... 음, 이건 생각하지 말자. (통장 잔고는 슬픈 이야기니까) 기저귀값에, 각종 의료비까지. 하지만 어쩌겠어? 가족인데!
내일은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래도 가족이 있어서 버틸 수 있다. 남편도 딸아이도 정말 잘 도와주고 있다. 아, 그리고 오늘 발견한 사실! 엄마가 냉장고에 넣어둔 건 지갑이 아니라 TV 리모컨이었다. 지갑은 침대 매트리스 뒤에 있었다. (우리 집이 보물섬인가? ㅋㅋㅋ)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무리된 것에 감사하며. 내일도 파이팅!
요즘 『알기 쉬운 치매 돌봄 가이드』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나에게는 정말 필요한 책이었어. 치매의 기본 정보부터 행동 및 심리 증상까지 정말 자세하게 나와 있고, 무엇보다 문제 상황별 해결책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서 당장 써먹을 수 있다.
특히 체크리스트가 정말 유용!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등. (혼자 헤매고 있었던 게 아니구나~~ 싶어서 위안)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께 진심으로 추천한다. 나처럼 매일매일이 시행착오인 분들에게는 정말 든든한 가이드북이 될 것 같아. 빌려 읽다가 너무 좋아서 아예 구입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무리된 것에 감사하며. (그래, 이것도 행복이야. 복잡하고 정신없지만 사랑으로 가득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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